[시]상가 세월
- 2020.01.21
- 217
상가 세월
상가 세월(喪家歲月)이라더니
당신이 간 지 벌서 십오 일
무더운 팔월도 다 가고
이제 내일이면 달이 바뀌어 구월
그동안 당신이 고이 잠든 유택(幽宅)에는
연일 수천 명의 참배객이 끊일 줄 모르니
영남 호남에서 천 리 길을 마다 않고 찾아온
남녀노소의 조객들
당신의 무덤 앞에 향을 올리고 슬픔을 참지 못하여
오열의 나머지 그 자리에 쓰러져 땅을 치는
저 착한 동포들의 거짓 없는 순정을
당신의 영혼인들 모를 리가 없겠지
생전에 남을 사랑하던 당신의 그 인정이
모든 사람들 가슴마다 고루고루 심어 두고 갔으니
그 착하고 어진 마음씨는
이 겨레의 가슴속에
길이 길이 살아 있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