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북(北)이 우리더러 독재라니
- 2020.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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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北)이 우리더러 독재라니
1976년 4월 24일
작금 지상파 방송을 통하여 공산화된 크메르에서
공산주의자들의 대량학살이 대대적으로 보도되고 있다.
크메르 루자가 정권을 잡은 지 1년간에
크메르 인구의 약 1할에 가까운 50만~60만 명을 학살하였다는 것이다.
6·25를 통하여 공산주의자들의 잔인상을 직접 목격하고
체험한 우리들이기에 크메르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 천인공노할 참상을
누구보다도 더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의문을 금할 수 없다.
오늘날과 같은 문명사회에서
이와 같은 잔인무도하고 야만적인 행위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이것을 보고도 전 인류가, 특히 툭하면 남의 일에 주제넘게
참견하기 좋아하는 평화니 인도(人道)니를 찾던
각국의 인사들, 언론·종교단체, 무슨 무슨 옹호단체들이
어찌하여 꿀먹은 벙어리처럼 아무 말이 없다는
그 자체가 더욱 해괴하고 이해할 수 없다.
유엔은 무엇을 하는 곳일까.
소위 세계평화가 어떻고 자유가 어떻고
인권이 어떻고 하는 강대국이라는 나라들,
갑자기 벙어리가 된 모양인지? 모든 것이 다 위선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만 하다.
크메르의 참상을 들으면서 나의 머리에서
문득 떠오르고 잊혀지지 않는 일은 작년 크메르가 적화되자
서울에 와 있던 크메르 대사관 직원들 소식이 궁금하기만 하다.
대사와 기타 몇몇 고급 직원들은 미국 등지로 이민을 갔다.
그 밖에 하급 직원들은 본국이 공산화되었더라도
자기들 부모형제와 친척들이 있는 본국으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들은 귀국할 여비가 없어서 우리 정부에서 여비를 도와주고
여러 가지 편의를 봐주었다.
그 후 그들이 방콕을 경유하여 본국으로 귀국차 떠났다는 보고를 받았다.
돌아간 그들이 지금 무사할까? 무사하였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지금과 같은 공산주의자들의 무자비한 만행이 있을 줄이야
그들은 미처 몰랐을 것이다.
공산주의란 왜 이러처럼 잔인하고도 포악할까?
인류사회에 어찌 이런 극악무도하고 잔인무도한
주의니 국나니 하는 것이 용인이 될 수 있을까?
우리의 국토 북반부에도 크메르 루즈와 꼭 같은 살인 집단이 존재하고
이들이 무슨 혁명이니 해방이니 평화적 조국의 통일이니 연방제가 어떠니 하고
광적으로 설치고 주제넘게도 우리를 보고 독재니 파쇼니하고 비방을 하고
돌아가니 가소롭다고나 할까, 한심스럽다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