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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아내 유택幽宅을 찾다

  • 2020.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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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유택幽宅을 찾다  

1974년 10월 23일   

 

 745분 포드 대통령이 이한(離韓) 인사차 청화대 내방 

키신저 장관과 같이 잠시 담소 후 김포로 향발.  

연도에 이른 아침인데도 학생 시민이 많이 나와서 열렬히 환송하다. 

 8시 조금 지나 포드 대통령 비행기 이륙.  

돌아오는 길에 동작동에 들러 아내 유택을 찾다. 

 그저께 제막한 비석이 퍽도 깨끗하고 아담하게 서 있고  

비문도 단정하고 맵시 있게 부각되어 있다.  

애쓰신 분들에게 마음속으로 감사를 드린다.  

당신이 여기에 묻혀 그 앞에 비석이 설 줄이야.  

당신은 여기에 잠들어 풍우성상 춘하추동 가고 오고, 오고 가고 아는지 모르는지?  

어찌 모를 리가 있으랴. 

당신이 사랑하는 이 조국과 겨레의 삶의 모습이 낱낱이 지켜보며 

 보살펴 주고 사랑해 주고 올바른 길로 인도해 주오.  

아내가 그토록 정성 들여 애쓰던 지난날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저 깜박거리는 네온 불빛이 동작동에서도 보이겠지.